본문 바로가기
세상다반사

다단계회사 직원이었던 나의 과거

by 쇼비즘 2008. 5. 23.
반응형

다음블로거뉴스에 보니 다단계에 대한 내용이 나오네요. 그 글을 읽으면서 잠시 강남에서 다단계회사를 다녔던 저의 과거가 기억이 나네요. 그 에피소드를 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먼저 왜 다단계를 다녔냐고 하신다면 좀 변명좀 해야겠기에 차분히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학교를 졸업하고 첫직장을 IMF로 인해 권고퇴직하고 나서 할일없이 집에서 어슬렁 거릴떄 어머니
소개로 어머니 친구분이 아는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한방 건강기구 판매하는 회사였습니다.

여러사람이 투자한 회사라서 중국에서 옥으로된 제품 가져오면  포장해서 배송하는게 제 업무였습니다.
그리고 신문 하단광고를 5백만원주고 내기도 하고 전면광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날이 흐리면 신문을 많이 봐서 전화가 많이 온다는것도 알았습니다. 그리고 홈쇼핑에도 나오고요
초반에 제품판매가 잘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품자체가 문제가 되기 시작하더니  제품결함도 사장이
숨기라고 하더군요.  그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런 회사 더 다녀야 하나..  양심에 걸려서 힘들더군요

그래도  다른 회사 찾아보고 옮기자라고 해서 한달만 더 다니면서 다른회사 면접을 볼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여간해서 시간을 나질 않게 일을 시키더군요.
결함있는 제품은 연일 전화가 오구 반품 요구를 하고  제품판매는 되지 않았습니다. 신문광고할때만
반짝 나가고 판로가 막히니 회사는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사장이 다단계 판매방식으로
전환을 했습니다.  그러더니 다단계만 전문적으로 기획하는 기획팀장과 전무 이사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단계 할려면 회사 인테리어 바꿔야 한다고 하더군요.
한 1주일 다단계로의 변신을 위해 인테리어 공사를 했습니다. 공사후 본 회사는 은행처럼 변했습니다.
그리고 수금을 받는 직원도 채용하기 시작하고 증권만드는 용지도 들여오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다단계에 손이 굵은 아줌마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낮에도 깡소주를 까는  아줌마 영업팀장들
한 5분이 오더니  하루종일 회의를 했습니다. 그러더니 다음날부터  별 아줌마들 할아버지 아저씨까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옥으로된 건강제품의 원가는 아주 쌌습니다.  그런데 그걸 한 10배정도 비싸게 파는것 같더군요.
그중 일부는 회사가 가지고 대부분의 수익은 그 영업팀장이 가져갔습니다.  또한 그 팀장은 수익의 일부분을
자기밑으로 들어온 사람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때 알았죠. 아 이게 다단계구나.  연일 수많은 사람들로
북쩍였습니다.  그리고 사장은 재미가 들렸는지 또 다른 아이템을 가져오더군요.   화상전화기를 외국에서 한 100여대 수입해놓고는 그걸 가지고 투자자를 모으는 것입니다.

화상전화기를 국내에서 직접 만든것처럼 해 놓고 이 기술을 개발했는데 투자금이 없어서 대량생산을
못한다면서  사람들 앞에서 시연을 해보기도했습니다. 저도 나중에 알았지 사장의 말에 속았습니다.
제조회사 관계자라고 저에게 소개까지 받았으니까요. 
그떄가 1999년도였으니까 참 신기한 기술이었죠.  지금이야  거들떠도 안보지만요. 일반 전화선을 통해
화상을 전달하는데  그런대로 괜찮더군요.   그리고 이번엔 다단계가 아닌 투자자를 모집하는데 참 신기한
모습을 봤습니다.  기술을 보고 투자를 했으면 그걸로 끝나야 하는데  1백만원을 투자하면 1달후에 원금과 함께
2백만원으로 주는것입니다.  월 이자율이 100%입니다. 이게 가능한가요? 라고 하실텐데
가능한 이유가 있습니다. 다른 투자자들이 돈을 계속 들고 오기 때문에  처음에 넣었던 사람은  그렇게 받아갑니다. 그렇게 번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거나 사람들을 불러 모으면  돈은 마르지 않고  계속 돕니다.
(정확한 용어가 생각이 안났는데 이게 유사수신 금융피라미드라고 하네요.)
하지만 상식이 있는 분은 아시겠지만 막차를 탄 사람은  돈을 한푼도 못받습니다. 그리고 돈이 안돈다고
생각되는 시점이 오면 사장은 도망가버리는게 일상다반사입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서  하루하루가 지옥갔더군요.  이직이고 뭐고 생각안하고 사직서를 냈습니다.
사장은 다른 직원뽑을때까지만 참아달라고 했는데  다른직원이 올것 같지도 않았지만 딱 3일만 더 다니고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그 3일동안 하루에 수억이 왔다갔다 하더군요. 그리고 얘길 들어보니  이런 펀드라는 이름의 불법 사금융이
강남 빌딩에 한군데씩 있다고 하더군요. 한번은 심부름을 위해 특허청 건너편 건물에 갔는데
거기도  우리와 똑같은 곳이더군요. 그런데  더 전문적으로 합니다.  여직원들 유니폼까지 입히고 은행처럼
증권처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펀드형 다단계 사금융을 하는 곳이 강남과 명동, 종로가 많다고
하네요.

사직서를 내고 난후  1달후에 남아있는 직원들과 연락을 해서 술자리를 했습니다.
회사는 파산처리 직전이라고 하더군요.  뭐 안봐도 뻔하죠.   1백만원을 넣고  1달후에 2백만원으로 불려주는 펀드는처음시작하는 사람들이 뒤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돈을 받아서 가는 것이니  가능하지만 마지막에 투자하거나 후반에 투자한 사람은 원금은 물런 돈 한푼 못받을수도 있습니다. 아니 못받습니다.

술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대부분 백수고 남아 있는 직원도 곧 그만둘것라 편하게 웃고 떠들면서 지내다가 신세한탄도 하고  어쩌다 회사가 다단계로 변했구 다단계를 넘어 벤처회사로 위장하고 펀드를 하게 되었는지 ..한숨만 나오더군요. IMF때문이라는 자조어린 말로마무리 햇습니다.  그런데  직원중에 가장 늦게 나온 사람이 그 후의 회사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한 아줌마가 남편이 번돈을 몰래 이곳에 투자를 했답니다. 한 5천만원 투자했는데  이 아줌마가
들어오는 돈보다 빠져나가는돈이 많을떄 들어왔나봅니다. 이 아줌마 5천만원 돈 못받는것을 알게 되었을때 울고불고 난리가 났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분들이 한둘이 아니였겠죠.

그런데 그런 희생자들이 나와야 이 네트워크 마케팅이나 불법사금융이 돌아가니 참 문제죠.
더 웃긴것은  대부분의 불법사금융임을 알고 오는 분들은 처음에 투자했다가  자기돈과 이자를 받고 사라집니다.  시동만 걸어주고 빠지고 그돈으로 새로생긴 벤처를 가장한 불법사금융업체에 가서 투자를 합니다.
선수들이죠. 이분들은 안망합니다. 계속 그런회사 돌아다니니까요.  문제는 아무것도 모르고  한달에 두배로 돈 불려준다는 모습에 빠져드는것입니다. 대부분 처음엔 크게투자하지 않습니다. 한 2백,3백정도 하다가
실제로 돈이 4백,6백만원을 받아보니 눈이 돌아가는것이죠. 그래서 두번쨰는 5천만원 1억 이렇게
넣다가 망하는것입니다.

집에다가는 이런 회사 다녔다고 말도 못했고 친구들에게도 창피하더군요.
몇달전에 어머니가 친구들과 통화하는걸 우연히 듣게 되엇는데  핸드폰을 사서 자기밑으로 심으면
통화료의 일정부분을 지급받는다 어쩌고 하길래  문을 열고 나가서  조목조목 말씀을 드리고 그거 다단계니까
가시지 마시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핸드폰도 인터넷에 뒤져보니  공짜폰인데 마치 이거 공짜로 준다고
생색을 냈다고 하더군요.   그 이후론  어머니는 친구분들이 그런곳에 가자고 해도 안가십니다.
그런데  50대 이상의 아주머니들은  참 많이들 가시나 봅니다.

직장도 안다니고 자식들은 다 컸고  하릴없는 일상에서  친구들과 함꼐 그런곳에 갔다가  자식들에게
손 안벌리고 용돈이라도 벌어볼까 해서 가시나 봅니다.  자식분들이 적극적으로 말리고 설득하고 계몽
시켜야 할것입니다.  그리고 가끔 다단계 이야기를 일부로라도 해서 그 경각심을 심어 주시길
바랍니다

부모님들 자식이 말하면 다른사람들보다 잘 듣습니다.


덧붙임.  혹시 다단계가 무조건 불법이고 나쁜것으로 인식하는 분들이 있는것 같아 몇자 적습니다
다단계는 합법적인 판매방식입니다. 몇몇 업체는 합법적으로 잘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제가 다닌곳은 불법 다단계업체입니다. 영업의 한 방식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밑으로 들어오는
인적 네트워크로 돈을 버는 모습이죠 이것은 제품의 판매수익금으로 수익을 버는게 아닌 자신의 밑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가입비명목으로 내는 돈으로 이익을 얻기에 위험합니다.  또한 물건 판매로 돈 버는게
아닌  처음 가입하기 위해 돈을 투자하라는 다단계업체는 아주 위험하니 조심하셔야 할듯 합니다.
정상적으로 판매만으로 월급을 주고 수익을 준다면  다단계도 하나의 영업방법이라고 보셔야 할것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