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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GP506에서 GP라는 공간이 주는 공포는 바로 비운이라는 단어가 또아리를
틀고 있는것 같더군요. 영화가 클라이막스가 지나갈때는 공포보다 서글픔이 느껴지구요.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영화 GP506은 공수창감독의 알포인트에 이어 두번쨰 장편영화입니다. 감독으로써는
두번쨰 영화이지만 이 감독 시나리오도 참 많이쓰는 분입니다. 그의 필모그라피를
보고 있으면 둘리같은 애니메이션부터 텔미썸팅등 공포물과 하얀전쟁같은 전쟁영화의
각본을 씁니다. 주로 공포물과 전쟁영화에 대한 각본을 주로 쓰는 감독이고
알포인트와 이 GP506도 직접 각본을 썼습니다. 가수로 치자면 싱어송 라이터라고도
할수 있죠.
많은 사람들이 GP506을 알포인트의 2부격으로 혹은 전쟁공포씨리즈물로 알고 있더군요. 하지만 알포인트와 GP506과는 차이점이 많이 있습니다. 먼저 알포인트는 전쟁을
소재로한 공포물이지만 GP506은 스릴러물입니다. 하지만 소재와 전쟁이라는 소재를
통해 관객에게 전해주는 심지굵은 주제는 비슷합니다.
이 영화를 보기전에 GP라는 공간에 대해서 먼저 알고 보는게 도움이 됩니다.
우리가 떄가되면 휴전선 철망앞에서 경계자세로 북한군을 응시하는 군인들의 모습을 볼수 있는데 이곳이 GOP라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 GOP가 최전방이 아닙니다.
이들보다 더 깊숙히 휴전선 안쪽으로 들어간 공간이 있는데 이곳이 Guard Post(GP)감시초소라는 곳입니다. 이곳은 TV에 나오지 않습니다. 정전협정에 의하면
이 시설물은 불법입니다. 비무장지대는 말 그대로 비무장을 해야 원칙이지만
GP는 그 비무장지대에 엄청난 화력을 지닌 군인들이 모여있는곳이 하나의 공간입니다. 불법이긴 하지만 북한도 똑같이 GP라는 곳이 있구 서로 인정하는 시설물이기도 합니다. 이 GP라는 공간이 일반인들에게 크게 알려진것은 바로 2005년도의 김일병사건
떄문입니다. 저도 군대를 갔다왔지만 육군이 아니여서 GP라는 공간을 잘 몰랐습니다.
뚜꺼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담장안에서 30명 가까운 병사들이 먹고 자면서 3개월간
생활을 해야하는 GP 그곳은 3개월간 잠항하는 잠수함과 같은 밀폐된 공간입니다.
GP라는 공간 자체가 분단국가의 현실을 대변해주는 곳이자 혈기왕성한 젊은 청춘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사는자체가 U보트의 병사와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이 영화 GP506은 GP라는 공간자체가 주는 어둡고 습한 공간이 주는 중압감이
큰 역활을 합니다. 전대원이 몰살당해도 그 다음날 아침에 무전연락이 없을때에
비로서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할수 있는 공간입니다. 감독 공수창은 실제로 80년대에자신이 경험한 GP전원몰살의 사건이 수없이 많았다고 합니다.
다만 그떄 정권이 군사정권이었기에 그런 사실을 언론과 국민들이 몰랐을 뿐이죠.
미스테리형식의 GP506
영화는 미스테리 형식으로 시작됩니다. 예고편에도 누가 범인이야~~
라고만 나옵니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 누가 범인이야에 대한 관심보단
서글픔이 밀려들어옵니다. 아군끼리 총을 겨누는 장면에서는 소탐대실의 삶에
대한 욕망과 대의를 위해 군인정신(?)을 발휘하는 세력간의 총뿌리를 겨누는
장면에서는 이들이 이런 거룩한 희생정신이 전원몰살로 끝나면 누가 과연
알아줄까하는 생각이 드니 파란불꽃같은 그 젊은 청춘들이 분단국가라는 이유로
매년 수만명씩 군에 징집되어 북쪽만 바라보고 살아야 하는 우리네 청춘들이 국가에
의해 희생을 강요받아야 하는 모습 이 한반도의 현실이 싫어지더군요.
영화는 이 부분에서 반전(ANTI-WAR)의 주제를 내보입니다.
하지만 아쉬운점이 있다면 그 과정이 너무 짧게 보여집니다. 좀 긴호흡으로 갔더라면
관객들이 감독의 목소리를 똑똑하고 명료하게 복명복창할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영화 GP506은 미스테리형식을 빌려왔지만 영화전체가
미스테리물은 아닙니다.
슬래쉬물?
저는 공포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특히 사지절단물인 슬래쉬공포물은 극악스러울정도로 싫어합니다. 일본공포물처럼 분장하나 바꿨을뿐인데... 무서운것이 좋지
사지를 절단하고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나오면 관객들이 무섭겠지 하는 감독들은
뒤통수라도 한대 떄려주고 싶습니다. 이게 무서운거냐~~ 역겨운거지
이 GP506은 리얼리티를 강조하다보니 피와 머리가 터져죽은 병사등 영화 곳곳에
잔인하고 징그러운 장면이 많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뭐 모두 특수효과로 만든것이지만
요. 리얼리티를 강조하는것은 좋긴한데 너무 강조하다 보니 슬래쉬공포물인가
할 정도로 많이 나오더군요. 뭐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소리내면서 가장 징그러워하는 장면은 손톱을 뜯어내는 장면인데 저는 그 장면이 가장 깔끔하더군요. ㅠ.ㅠ
여자관객들을 위해 친절한 설명이 부족한게 흠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높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전작인 알포인트의 입소문과
알포인트를 본 관객들이 공수창감독의 팬이 되어 이 영화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영화 알포인트도 공포물이란 형식을 통한 반전영화이고 이 영화도 미스테리형식을
한 반전영화입니다. 남자들이야 모르겠지만 이 영화 여성관객들에게 어떻게 어필할지 참 난해하더군요. 여자들 일병보다 이병이 더 높은줄 아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그런 여성관객들에게 GP라는 공간에 대한 설명도 영화에서 별로 없습니다.
사전에 GP라는 공간에 대한 인지를 인터넷으로 하던지 아니면 군대갔다온 남자친구나
남편에게 듣고 봐야 좀 이해할것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영화 GP506은 여성관객
에 대한 배려가 없는편입니다. GP장이 수색을 나가면 안되는데 수색을 나간 장면을
보고 어느 여기자분이 질문을 하더군요. 어딜 갔다온건지 그곳에 왜 갔는지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 GP라는곳의 생리를 안다면 질문깜이 안될수도 있었죠.
그런데 영화에서는 설명이 없습니다. 저도 몰랐던 부분입니다.
GP장은 GP에만 있어야 합니다.
좋았던점
미스테리형식으로 영화는 중반이후까지 영화를 끌어가는 힘이 있습니다.
다 듣고 나면 별것 아닌 이야기도 스토리 텔링을 잘하는 사람은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고 호기심을 증폭시켜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집중하게 합니다.
이 영화는 그런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약간 흠이 있다면 호기심유발만 너무 하다가
나중에는 아! 맘대로해~~ 나도 모르겠다. 지풀에 지가 꺽여버리게 합니다.
또한 우리의 20대초반의 젊은 청춘들(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이)에 군에서 보내야
하는 우리청춘들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천호진씨의 열연이 이 영화의 큰 덕목이기도 합니다.
나빴던점
결정적인 장면으로 제공되는 비디오테잎의 강상병의 모습과 테이프가
씹힌 이유의 개연성이 없던점과 관객의 마음을 쿵쾅거리게 하는 음악의 느슨함이
매끈한 미스테리물로 보긴 그렇더군요. 영화에서 전우애가 그려지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 잘 못느껴집니다. 그리고 미로와 같다는 GP라는 공간을 이용한 액션이
있을줄 기대했으나(에어리언3처럼) 없더군요.
우린 군대에 가지 않는 연예인과 양심적 병역거부자등 군에 가지 않는 사람들은
대선후보 아들을 불문하고 일벌백개의 징벌을 내리고 있습니다. 나도 갔으니 너도 가야지 너는 무슨 용가리 통뼈냐~~ 하면서 군에 모두 집어 넣어야 속시원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이젠 군에 왜 가야 하는가~~ 군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기인것 같습니다. 그런면으로 이 영화를 보면 색다른 모습까지 캐내서 마음속에
담아둘수 있을듯 합니다. 기자시사회에서 월간 군사세계의 기자분이 국방부와 군입대를
앞둔 사람과 그 부모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볼까 하는 질문을 하더군요.
분명 이 영화는 국방부가 좋아할 만한 영화는 아닙니다. 또한 이런공간이 있는지
모르는 군입대를 앞둔 사람들과 부모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군복무가 신성한 국민의 의무라는 강압적인 모습에서 군대에 대한 군에대한 비판을 타부시한 지난 수십년간의
베일을 이제 배껴내고 실랄한 군대비판도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GP506영화는 GP라는 공간에서 군대를 보낸 수많은 예비역들이 여자친구와 손잡고
가서 보면 좋은영화일듯합니다. 군입대를 앞둔 분들에게도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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