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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초등학교 5학년으로 올라가는 딸아이가 넋을 놓고 보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방학이다보니 등교에 대한 압박을 받지 않아서
넋을 놓고 TV를 뚫어져라 보면서 웃고 미소짓고 하더군요.
그러나 화면 구석에는 15라는 숫자가 보이더군요.
15세 이상 시청요망!! 이라는 숫자게 눈이 들어와서 드라마가 끝난후 이야기좀 하자고 했습니다.
뭐 혼내고 다그치고가 아닌 요즘 아이들은 어떤이야기들을 하나 궁금했습니다.
아빠 : 요즘 꽃보다 남자 푹 빠져서 보는데 재미있니?
딸 : 그럼요. 학교에서 이 꽃보다 남자 안보는 얘 한명도 없고 학원가고 합기도 가도 꽃보다 남자 이야기만 해요.
아빠 : 그런데 이 드라마 15세 이상 보라고 되어 있던데
딸 : 그건 그런데 나와 3살 차이 밖에 안되고 다른 아이들도 다 보는데요. 그리고 무한도전도 8살부터 봤는데요
아빠 : 그렇구나. 그럼 아빠가 오늘부터 못보게 하면 화나겠지?
딸 : 못보게 해도 아빠없을때 몰래 볼거예요. 낮에도 하는데요.
(막는다고 되는것도 아닐테고 화제를 돌렸습니다)
아빠 : 그렇다면 꽃보다 남자가 좋은 드라마라고 생각하니?
딸 : 아니요. 몇몇장면은 과장되고 이상하고 폭력적이고 하지만 재미있어요
아빠 : 아빠가 살짝 보고 신문을 보니까 초등학생이 보기에는 좀 문제가 있는 드라마 같아
키스하는 장면도 있던데 그런것을 보면 좀 그렇지 않을까?
딸 : 키스 아니거든요!!! 뽀뽀거든요.
(딸이 좀 화가 났나 봅니다)
아빠 : 그 구준표라는 인물이 좋냐?
딸 : 아니요. 바람둥이에 돈도 많고 난 별로예요.
아빠 : 왜 구준표가 나쁜데?
딸 : 돈을 너무 펑펑 써요. 우리반에도 구준표같은 얘 있어요. 점심시간에 5천원짜리 꺼내서 라면먹으러 가자고 하면 몇몇 아이들이 몰래 교문밖으로 나가서 라면 사먹고 와요. 저번에는 돈 필요한사람 말해!! 라고 하더니 그냥 돈을 주던데요.
순간 놀랐습니다. 초등학교에 구준표가 있다니 좋은동네도 아닌데 뜨악한 기분으로 계속 물어 봤습니다.
아빠 : 그 니네반 구준표라는 얘 그 행동이 옳은것일까?
딸 : 아니요. 나쁜행동이에요.
아빠 : 왜 나쁜데. 자기돈 자기맘대로 쓰는데 누가 뭐라고 할것 까지 있겠냐
딸 : 자기돈을 그렇게 쓴다면 모르겠지만 자기가 번돈도 아니고 아빠돈이 잖아요.
순간 뭉클해 지더군요. 딸이 이제 제법 어른스러워져 갑니다.
아빠 : 맞어. 너 컴퓨터 킬때 WINDOWS라고 나오지 그거 만든 사람이 빌게이츠인데 세계 1위 갑부야 그런데 이사람이
재산 대부분을 자선사업에 기부하기로 했어. 가족에게는 약간의 유산만 남겨주고.
딸 : 그런 아빠도 있어요?
아빠 : 응.
아빠 : 꽃보다 남자 좋은 드라마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계속 보는 이유는 재미있어서 그런거야?
딸 : 네
아빠 : 그 F4가 나와서 그렇지?
딸 : 그런것도 있어요.
아빠 : 내가 보기엔 드라마 궁하고 비슷하고 신데렐라처럼 백마탄 왕자가 공주만들어 주는 내용같던데
딸 : 맞아요. 내가 보기에도 결말은 구준표랑 금잔디가 사귈듯 해요. 너무 뻔하게 보여요.
아빠 : 뻔하고 그렇고 그런 드라마 왜 보니?
딸 : 그래도 재미있어요. 몇몇 장면이 문제가 되긴 하지만 그정도는 괜찮아요.
아빠 : 금잔디 봐봐 교복치마 저렇게 짧게 입고 다니고 저거 짧게 입고 다니는것도 시청률 올릴려고 하는거야
현실적이지 않잖아. 집단 따돌림도 심하게 묘사되고 얘들이 따라 할까봐 무섭다.
딸 : 드라마잖아요. 얘들도 다 구분해요. 현실과 드라마 구분할 정도는 되요.
아빠 : (쿵@@@@)
(왜 재미있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할 나이는 아닌듯 합니다. 초등학생에게 고등학교 이상 수준의 답변을 요구한게 문제겠지요)
딸에게 앞으로 꽃보다 남자 보라고 허락을 해주었습니다. 안해줘도 볼테지만
대신 앞으로 볼때 같이 보자고 했습니다. 오늘같이 이런저런 이야기좀 하면서 비판할것은 하고 좋은것이 뭔지 나쁜것이 뭔지 가리면서 보자고 제안을 했더니 좋아하더군요.
다음주 부터는 과자나 음료수 마시면서 같이 봐야겠습니다.
여러분들의 가정은 어떠신가요. 15세 이상 시청요망하는 꽃보다 남자를 초등학생이니 자녀들에게 보라고 허락을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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